“진실은 불분명하고, 현실은 더할 나위 없이 불안하다. 그 불투명한 경계에서 모든 것이 타오른다.”
🎬 영화 정보
- 제목: 버닝 (Burning)
- 감독: 이창동
- 출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심리
- 개봉: 2018년 5월 17일
- 러닝타임: 148분
- 관람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원작: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
- 수상 내역: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 수상,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 후보 외 다수
📖 줄거리
소설가 지망생 ‘종수’(유아인)는 택배 배달 중 우연히 유년시절 이웃이었던 ‘해미’(전종서)를 다시 만난다.
둘 사이엔 미묘한 끌림이 생기고, 해미는 여행을 떠나며 고양이의 사료를 부탁한다.
얼마 후, 해미는 여행 중 만난 미스터리한 남자 ‘벤’(스티븐 연)과 함께 돌아온다.
벤은 부유하고 여유로우며, 알 수 없는 미소와 섬뜩한 공기를 뿜어내는 인물.
어느 날 그는 종수에게 기이한 말을 건넨다.
“나는 가끔, 비닐하우스를 하나씩 태워.”
그리고, 해미는 갑자기 사라진다.
그 이후, 종수는 벤의 주변을 맴돌며 점점 집착과 광기의 경계로 내몰리게 되는데...
🎞 감상평 | 의미 없는 것들 속에서 피어나는 불안
버닝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 영화입니다. 사라진 여자의 흔적, 불분명한 인물의 진실,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
관객은 ‘정답’을 찾기보다는 점점 ‘불안’과 ‘허무’ 속으로 끌려들게 됩니다.
이창동 감독은 우리 사회의 청년 세대가 겪는 고립감, 무기력, 상대적 박탈감을 날카롭고도 아름답게 포착합니다.
종수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의 공허함을, 벤은 모든 걸 가진 자의 공허함을 대변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해미는 어쩌면 사회적 ‘지워짐’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스티븐 연의 미묘한 연기, 유아인의 점점 무너지는 눈빛, 전종서의 허무한 자유로움…
모든 것이 맞물려 영화는 하나의 감정이 아닌 의문 그 자체로 남습니다.
그리고 불안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우리 마음 속에서 타오릅니다.
📝 마무리
〈버닝〉은 한 편의 명확한 이야기보다는 감정의 여운, 해석의 여지, 사회적 은유를 남기는 영화입니다.
누가 진실을 알고 있는가, 누가 피해자인가, 혹은 진짜 존재했던 것은 무엇인가.
모든 질문에 답은 없지만, 그 질문들이 우리 안에 불을 지핍니다.
당신의 마음 속에도, 지금 무언가 타고 있진 않나요?